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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시즌 4: YHWH 422회는 혁명적이었다. 뭔가 아주 기발한 게 만들어지겠다 했는데 결국 시즌 5에서 여러 흥미로운 단서들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처음부터 이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결과론적일 수 있겠다. 핑크 플로이드의 Welcome to the Machine이 흘러나오며 해롤드가 만든 머신은 화면에 첫 마디를 띄운다. Father. 아버지 (놀라는 해롤드) I am sorry 죄송해요. I failed you 실망시켜 드려서. 해롤드: 우린 아직 실패한 게 아니야. I didn't know how to win 어떻게 해야 이길지 몰랐어요. I had to invent new rules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해롤드: 그건 불가능한 임무였고 너를 그렇게 프로그램하지도 않았..
2021년 가을, 을씨년스러움이 가득하다 갑자기 불려온 자리가 지그시 온도를 올린다. 내 마음은 을씨년스러운 지 오래 어수선한 생각은 듣게될 단어를 알지도 못한 채 몇초간 머물다 움직이다를 반복한다 높이 있는 난간에서 뛰어내릴 때 느껴지는 발바닥의 아릿한 통증 정도 언제나 뛰기 전 숨을 골라야 한다 비록 그것이 발바닥의 통증과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술을 걸어본다 효과가 있으면 성공, 없어도 주술을 걸었기에 이 정도인 거다 동일한 함정에 갇힌 지 몇 번째 이젠 높이 있는 난간에서 함정으로 뛰어내리고 싶지 않아 항상 뛰어내리는 게 무섭다 뛰는 것은 몇 초간의 죽음이다 또한 몇 초간의 자유다 이후에는 중력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중력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고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린 지 몇 번 중력의 힘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외계행성에서 온 나는 모..
톡 쏘는 사랑에 빠지고 싶을 때 그럴 때가 있다. 괜히 미치게 두근거리고 싶은 기분 보통 달콤한 봄의 계절에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질 때 포근한 감성에 젖어 사랑을 속삭이게 된다면, 쨍한 여름엔 사이다처럼 톡 쏘는 두근거림이 그리울 때가 있다 여름은 기다림이 짧다 후텁지근한 날씨와 이보다 더 파랄 수 없는 하늘, 그리고 날 기다리지 않을 모양인 태양까지. 단기 처방전이 필요할 때 서둘러 짜릿함을 뒤적인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강렬한 기분에 기꺼이 사로잡힌다 채도는 높게, 명도는 찐한 채도가 드러나게 원색이 가장 잘 보이는 그런 계절 여름나기용으로 제법이다 永彬Ryan.B 의 像极了(정말 닮았어) 다음에 널 다시 본다면 맑은 날이었으면 해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역시 우리 둘의 기억이라는 거 물어보고 싶어 네 맘 속에 들어가 같은..
노엘 갤러거의 노래로 뛰는 심장을 노엘 갤러거 아저씨의 단순명쾌한 멜로디는 언제 들어도 참 좋다. 그에게 성공과 명예를 모두 선사한 오아시스. 솔로 곡도 좋게 들었지만 노엘이 어쿠스틱으로 부르는 Supersonic은 언제나 내 심장을 뛰게 한다. 90년대 브릿팝 열풍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이 기분은 역시 추억팔이겠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노래도 언제나 환영하지만, 이 아저씨는 다르다. 이 곡이 이런 분위기였나 싶을 정도로 다르게 부른다. 오래된 추억같은, 너무나 잘 알고 잊고 싶지 않았지만 잊어버린 기억을 꺼내버린 그런 기분 겹겹의 시간의 흐름동안 색이 바랬고 보고 있지만 계속 그리운 말도 안되는 기분 실체없는 추억여행 기차에 탑승하게 되면 내릴 수 없다. 계속 알지 못하는 추억을 가상으로 만들어내면서 무언가를 끊임없..
근사한 히트맨, 베니시오 델 토로 차갑게 식힌 감정, 차갑지 않은 상황. 그리고 오랜만에 간지가 철철 흐르는 암살자를 발견했다. 시카리오를 보는 내내 베니시오 델 토로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가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었나? 브래드 피트의 느끼함을 빼고 건조함을 더하면 딱 델 토로다. 전직 멕시코 형사이자 현재 미 정부가 고용한 히트맨 알레한드로. 방탄복을 입고 권총을 겨누는 모습이 멋있다. 굉장히. 가늘게 뜬 눈 아래로 보이는 다크써클. 연기가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참 잘 어울린다. 사연있는 복잡한 악역, 혹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역할이. 오랜만에 근사한 히트맨을 봤다. You should move to a small town, somewhere the rule of law still exists. You will..
몬스타엑스 셔누, 응원할게 따스한 목소리가 맘에 드는군요 겨울에 마시면 시린 코를 따뜻하게 해줄 음료처럼. 웃으면 접히는 눈과 물표범같은 표정 시원씁쓸 고독한듯 아닌듯 쿨한 모습 노머시에서 시무룩한 모습을 보는 게 미안할만큼 아까워 잘 되었으면 합니당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서.. 화이팅 덧) 존 레전드의 All of Me가 찢었다 이거야..
일본직설 2: 2월의 독서 1. 일본직설 2 : 일단 서문에 이탈리아 체육 선수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시작하는 게 좋았음.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이 하기 힘든 게 아닐까 하는데... 도라에몽과 아마에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음. 사실 초반이 제일 재밌었고 중반에 천왕과 가코 공주 얘기가 재밌었음. 그 후에는 그닥 재미있진 않아서 빨리 빨리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내용. 1편에선 아재 삘이 후반에만 났는데 2편에선 본격 아재 분위기가 풀풀ㅋㅋㅋㅋㅋ 역사나 영웅 이야기 하고...ㅋㅋㅋㅋ하지만 안 재미있는 건 아니다. 재밌긴 재밌음. 이거 매년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생각한다. 작가만의 시각과 일본 스케치 너무 재미짐 호호 1장 알다가도 모르는 일본인의 DNA 도라에몽과 아마에..
라라랜드: 생생한 판타지의 색과 같이 이 모든 것이 지금과는 다를 수 있을텐데. 하지만 환상과 현실의 간극은 아직도 잔혹하고,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하지. 전작 위플래쉬에서 느꼈던 꿈의 동경과 그 좌절감은 여전하다. 삶의 생생함이 아주 아름답게 묘사된다. 반짝이는 별들과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장면들. 별의 도시. 현실적 문제는 제쳐두고, 영화에서라도 꿈을 즐겨보는 것은 괜찮겠지. 덧) 그리피스 천문대를 꼭 재방문 할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