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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마르고 단단한 재질의 최상급 복숭아원숭이상 오랜만에 엄청난 복숭아원숭이상을 발견했다. 앙증맞은 표정에 꽤 단단한 잔근육까지. sky, sky-blue 모든 착장이 그녀를 완벽하게 만든다. 상큼해 그리고 황홀해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Luka & Okane(3) 무표정, 무반응, 혹은 가면으로 일관하던 루카가 점점 변한다. 짖궂은 오카네의 장난에 쉽게 웃는다. 그리고 점점 오카네를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여보기 시작한다. 한번 들인 마음은 쉽게 돌이킬 수 없기에, 신중을 기한다. 하지만 본능적인 감정은 점점 통제되지 않는다. 이 약만 먹으면 10-15분이면 한 곡 끝낼 수 있어. 남는 시간엔.. 다른 것도 할 수 있고. 그 다른 것이 그와 함께라면. 순간 솔깃한 루카. 암페타민을 권유하는 오카네를 떠보자 갑자기 가까이 와 그의 넥타이를 쥐는 오카네. 한뼘이면 닿을 거리. 루카는 한껏 긴장중이다. 오카네 : 글쎄. 차가운 네 겉모습 이면엔 뭐가 있는지 궁금해. 오카네의 유혹을 순순히 바라보는 루카. 맘만 먹으면 오카네와 입을 맞출 수도 있는 거리. 일부러 참는 것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Luka & Okane (2) 시간표를 잃어버려 도서관에 출력하러 온 오카네. 툴툴대고 있던 루카에게 말한다. 오카네 : 그쪽은 정말 돈 필요해보이네. 루카 : 은행이라도 털러 왔어? 오카네 : 사실 시간표 잃어버려서 혹시 재출력 해줄수 있을까 하고. (루카를 빤히 쳐다보며) 거기, 커피 좀 하나 뽑아와봐. 출력하던 일세가 둘을 재밌다는 듯 곁눈질한다. 루카 : 예예 지금 갑니다요. 재밌다는 듯 루카를 쳐다보는 오카네. 오카네 : 설탕 두 스푼도. 루카 : 좀만 기다리세요. 일세의 마법의 손결로 한결 전문적이된 루카의 쇼핑몰 오카네가 한 새틴 깃 장식을 보고 지나가다 말한다. 오카네 : 그딴 걸 착용하면 아주 볼만 하겠어. 루카 : 내가 '그딴 걸' 디자인 했거든 사실. 오카네 : 특별한 거네. 루카 : 아주. 오카네 : 왜 파는데?..
사랑의 발현, 그리고 열매맺기: Alex & Henry 알렉스는 항상 정확하게 헨리와 눈을 맞춘다. 강한척, 괜찮은척 하는 헨리와 다르다. 솔직하게 직선으로 그를 마주한다. 그래서 가끔 그 정석적인 부분이 고리타분할 때도 있지만. 정직하게 쓰다듬는 손의 움직임. 정확하게 헨리의 눈을 바라보고. 헨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실현시켜준다. 관능이 필요할 땐 섹스 어필. 기다림이 필요할 땐 가만히 바라봐주고, 용기가 필요할 땐 따스하게 어깨를 감싸준다. 정답이 이리도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거였나? 반복해서 의심하는 헨리. 그럴리가 없어. 그토록 기다려온 정답지가 눈 앞에 있을리가. 정답지가 사라지기 전에 한시라도 더 많이 눈에 담아본다. 자신을 혐오하는 마음이 알렉스를 혐오하는 척 그를 보고 싶어 찾아간 게스트룸에서 2차로 혐오하는 척.. 혐오는 사랑이다. ㅎ 거부하..
Hazbin Hotel : 아빠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Lucifer Morningstar-More than anything 다소 마니아적인 화풍 속에서 지옥의 딸 찰리 모닝스타는 지옥주민들을 속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해즈빈 호텔이라는, 과거형을 연상시키는 이름의 공간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죄를 똑바로 마주하고 그 다음을 생각한다. 천국 직원들이 비웃는 찰리의 갱생 프로젝트는 끔찍하고 처참한 살생 한복판에서 홀로 피어나는 희망이다. 오래 전 꿈과 희망이 짓밟혀 실망 속에 자신을 가둔 아빠 루시퍼 모닝스타. 그런 루시퍼에게 찰리는 하나밖에 없는 금지옥엽. 그녀가 원하는 것은 곧 아빠가 원하는 것. 사랑스러운 딸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지켜주고 사랑해줄 유일한 존재. 자신처럼 짓밟히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찰리는 생각이 다르다. 어린시절 감탄했던 아빠의 마법..
바비(2023) : 이토록 적나라한 핑크빛 이야기 모든 화면이 완벽하다. 마고 로비가 바비고 시무 리우와 라이언 고슬링은 켄 그 자체다. 꼭 바비가 살 것만 같은 앙증맞은 세트도 적절하고 인형의 삶을 암시하는 여러 장치까지 디테일하다. 그런데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바비가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지?' 라는 존재론적 위기를 겪고는 현실세계로 떨어져, 어느 할머니에게 예쁘다고 코멘트하는 장면에서. 순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왜지? 바비가 현실세계에 떨어진 장면 이후 계속 눈물이 흐를 것 같다. 모든 장면은 코미디일 뿐인데. 현실을 풍자할 뿐인데. 그 풍자극에서 웃음이 나는 것이 아니라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이 무언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뼛속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정확히 언어화할 수 없었지만 이제서야 그걸 어떻게 표..
Post punk revival을 듣다 : the strokes, arctic monkeys 벌써 오래 된 이야기. 오랜만에 근황을 살펴봤더니 많이 바뀌었다. arctic monkeys는 곡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그럴 줄 알았다. 간간히 드러내던 클래식한, jazzy한 취향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나는 알렉스의 파괴적인 멜로디가 좋았는데. 아닌듯 하지만 정확하고 날카로운 가사와 멜로디 선율. 무지막지한 드럼 리듬과 빠른 박자까지. 심장을 조여오는 섬뜩함. 삶이란 맘에 들지 않으면 뒤집어 엎고 파괴하고 난리를 치는 것. 그 혼돈. 그 난리통. 그 불지옥 속에서 누군가는 삶을 100% 아니 200% 즐기는 중. 지옥은 천국의 한끝이다. 3집 이후부터 점점 박자가 느려지더니 끓어오르는 삶의 열정은 점점 사라지고 유려한 선율로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반기지 않는다. 극초반의 그들의 연..
Alex-awakening : 어느 왕자님의 오래된 사랑 #1. Eyes wide open: 사랑이 자신을 처음으로 봐주었을 때 레드룸에서 알렉스의 입술이 그에게 닿자 놀라고 당황한 헨리의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입술을 황급히 뗀 뒤 두 눈을 크게 뜨고 알렉스를 응시하는 헨리 숨을 가다듬는다. 이번엔 헨리가 응답한다. 정확하고 세차게 알렉스에게 입술을 맞추며. 알렉스는 눈을 질끈 감는다.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올리는 헨리. 단지 이번엔 그 황홀함을 온전히 느끼는 놀라움이다. 그토록 원하던 사랑이 실현되었다. 으레 그렇다는듯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알렉스와 다르게 헨리는 열정적인 키스 와중에도 어딘가 얼뜬 표정이다. 알렉스의 머릿결과 뒷목을 정신없이 휘감고 있지만 정작 이 상황이 믿겨지지가 않아 시종일관 눈썹을 올린 채로 부자연스럽게 입술만 간신히 맞추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