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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 (1) : 때려치고 싶은 세상 앞에 나타난 너

 
글을 썼다 지웠다.
기분좋게 뛰는 두근거림, 그거면 됐다. 

스트레이트로 달리는 유쾌함
사뿐히 안착하는 귀여움
수면 아래 잠복중인 시린 현실까지.
 
클리셰지만 캐릭터의 설득력이 힘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듣고 싶은 이야기.


도회는 세상이 자신을 속이는 것만 같다. 
때려치고 싶은 집구석, 그리고 태권도.
 
주영은 세상에 대들다가 시골로 유배됐다.
갈 수 없는 서울, 때려칠 수 없는 태권도.
 
주영의 다정한 관심 앞에 흔들리는 도회.
도회의 절제된 친절은 주영에게 단절이다.

같이 길을 걸으며 웃는다.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다.
인공 눈을 만들어 보여준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두근거리는 행동들이 계속되고
도회를 향한 호기심은 감정으로 번진다.
 
충동적으로 그에게 입을 맞추고 현자타임을 갖는 주영.
십자가의 믿음따윈 잠시 때려친다.
 
'나 너 좋아'
 
벽을 사이에 두고 고백하는 주영.
현재형이 아닌 이유는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했을 감정이기에.
도회는 눈을 크게 뜨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상대의 패도 공개됐고 더이상 숨길 것도 없다.
한겨울 태권도장 승합차는 입김이 절로 나는 추위.
주영이 어색하게 도회에게 팔을 감는다.
가까워진 둘과 주영의 친절한 키스101.
 


주영은 도회를 조금 더 끌어안고 신중하게 입을 맞춘다.
맞닿은 입술의 표면이, 온기가 느껴진다.
주영이 부드럽게 입을 떼고 도회는 천천히 입을 벌린다.
둘의 입술이 포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