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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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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class 2: 달콤살벌한 고딩들의 '갱스 오브 영등포구' 약한영웅 class 2를 보면서 가장 처음 든 생각은'갱스 오브 런던‘ 이었다. 폭력으로 잘 감싸진 액션들.빠른 속도로 휘몰아치는 게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오랜만에 보는 질주감, 그리고 시원한 타격감.액션 보는 맛이 제대로다.폭력을 집요하게 표현하기보다 액션 연출에 좀 더 집중된,가히 정통 액션물. class 2는 활기가 넘친다. 그러니까, 이건 학원물의 탈을 쓴 액션물이니까.쉴새없이 유지되는 긴장 속에서 흥미가 유지된다.딱 4화까지. 금성제가 등장할 때마다 순식간에 씬이 쫄깃해진다.적당히 팽팽해진 텐션에 올려지는 명랑한 액션. 금성제: 낭만적인 You Only Live Once 프라이머리의 박력있는 드럼 ost가 깔린 채 등장하는 금성제.깔쌈한 유니폼, 이 세상에 미련 하나 없는 듯한 움직임.단지..
괴물(2023) : 행복할 수 없다니...쇼모나이 쇼모나이 그런 생각 다 쓸데없어.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 부르지 않아쓸데없어, 쓸데없어.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 부르는 거야. 11살 인생에 찾아온 가장 큰 희극이자 비극내가 원하는 행복은 모두가 바라는 행복과는 조금 다를지도 몰라. 사랑의 시작 : 욕망하는 시선미나토는 주로 요리의 뒤에서 그를 바라본다.참다가 이동하는 미나토의 시선들.후죠시 키다상이 기가맥힌 어시스트를 하면서 찬스가 만들어진다.요리와 함께 탬버린을 옮기게 된 미나토의 눈에 빛이 돈다.바라보고 싶은, 첫눈에 반한, 마주보고 싶은 너랑 내가 같이.아닌 척, 정상인 척 표정을 가다듬으려고 하지만요리가 다가오는 몇초간 미나토는 뛸듯이 기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다.오해 : 너 싫어하는 거 아니야음악실에서 과자를 나눠주며 손으로 ..
Cherry blossom : 봄의 전령(傳令)을 기다리는 시간 갑자기 벚꽃의 계절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가슴까지 퍼지는 겨울의 차디찬 호흡이 지겨울 때.온 사물이 멈추는 계절따스한 봄의 기운이 문득 간절하다.달콤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벚꽃의 향기들뜨는 마음과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이상한 기분그런 내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설레는 노래들, 봄을 노래하는 멜로디들.붕 뜨고 싶은 마음이 그립다.하늘거리는 벚꽃을 보고 두근대는 내 심장이.괜시리 웃음이 튀어나오는 상쾌한 봄날이. 눈의 계절에 갑자기.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Luka & Okane(3) 무표정, 무반응, 혹은 가면으로 일관하던 루카가 점점 변한다. 짖궂은 오카네의 장난에 쉽게 웃는다. 그리고 점점 오카네를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여보기 시작한다. 한번 들인 마음은 쉽게 돌이킬 수 없기에, 신중을 기한다. 하지만 본능적인 감정은 점점 통제되지 않는다. 이 약만 먹으면 10-15분이면 한 곡 끝낼 수 있어. 남는 시간엔.. 다른 것도 할 수 있고. 그 다른 것이 그와 함께라면. 순간 솔깃한 루카. 암페타민을 권유하는 오카네를 떠보자 갑자기 가까이 와 그의 넥타이를 쥐는 오카네. 한뼘이면 닿을 거리. 루카는 한껏 긴장중이다. 오카네 : 글쎄. 차가운 네 겉모습 이면엔 뭐가 있는지 궁금해. 오카네의 유혹을 순순히 바라보는 루카. 맘만 먹으면 오카네와 입을 맞출 수도 있는 거리. 일부러 참는 것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Luka & Okane (2) 시간표를 잃어버려 도서관에 출력하러 온 오카네. 툴툴대고 있던 루카에게 말한다. 오카네 : 그쪽은 정말 돈 필요해보이네. 루카 : 은행이라도 털러 왔어? 오카네 : 사실 시간표 잃어버려서 혹시 재출력 해줄수 있을까 하고. (루카를 빤히 쳐다보며) 거기, 커피 좀 하나 뽑아와봐. 출력하던 일세가 둘을 재밌다는 듯 곁눈질한다. 루카 : 예예 지금 갑니다요. 재밌다는 듯 루카를 쳐다보는 오카네. 오카네 : 설탕 두 스푼도. 루카 : 좀만 기다리세요. 일세의 마법의 손결로 한결 전문적이된 루카의 쇼핑몰 오카네가 한 새틴 깃 장식을 보고 지나가다 말한다. 오카네 : 그딴 걸 착용하면 아주 볼만 하겠어. 루카 : 내가 '그딴 걸' 디자인 했거든 사실. 오카네 : 특별한 거네. 루카 : 아주. 오카네 : 왜 파는데?..
Hazbin Hotel : 아빠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Lucifer Morningstar-More than anything 다소 마니아적인 화풍 속에서 지옥의 딸 찰리 모닝스타는 지옥주민들을 속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해즈빈 호텔이라는, 과거형을 연상시키는 이름의 공간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죄를 똑바로 마주하고 그 다음을 생각한다. 천국 직원들이 비웃는 찰리의 갱생 프로젝트는 끔찍하고 처참한 살생 한복판에서 홀로 피어나는 희망이다. 오래 전 꿈과 희망이 짓밟혀 실망 속에 자신을 가둔 아빠 루시퍼 모닝스타. 그런 루시퍼에게 찰리는 하나밖에 없는 금지옥엽. 그녀가 원하는 것은 곧 아빠가 원하는 것. 사랑스러운 딸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지켜주고 사랑해줄 유일한 존재. 자신처럼 짓밟히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찰리는 생각이 다르다. 어린시절 감탄했던 아빠의 마법..
바비(2023) : 이토록 적나라한 핑크빛 이야기 모든 화면이 완벽하다. 마고 로비가 바비고 시무 리우와 라이언 고슬링은 켄 그 자체다. 꼭 바비가 살 것만 같은 앙증맞은 세트도 적절하고 인형의 삶을 암시하는 여러 장치까지 디테일하다. 그런데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바비가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지?' 라는 존재론적 위기를 겪고는 현실세계로 떨어져, 어느 할머니에게 예쁘다고 코멘트하는 장면에서. 순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왜지? 바비가 현실세계에 떨어진 장면 이후 계속 눈물이 흐를 것 같다. 모든 장면은 코미디일 뿐인데. 현실을 풍자할 뿐인데. 그 풍자극에서 웃음이 나는 것이 아니라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이 무언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뼛속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정확히 언어화할 수 없었지만 이제서야 그걸 어떻게 표..
Red, White & Royal Blue: 서로의 경계를 넘으며 '오만과 편견'식 줄거리로 수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편견이 가득한 리즈의 역할을 알렉스가, 오만이 가득한(하지만 알고보면 순정남..) 다아시의 역할을 헨리가 맡았다. 이런 류의 콘텐츠가 종종 절망의 골짜기에 주인공들을 처박고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상황을 조금 비틀어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은, 너와 나 각각의 경계를 넘는 것임을. 한바탕 케잌 소동으로 미합중국 대통령인 엄마에게 수치를 안겨다준 알렉스. 그길로 영국 왕자 헨리에게 되돌아가 눈물의 화해쇼를 연기하게 되는데... 알렉스 : 내가 너보다 크다는 것만 알아둬. 헨리 : 난 네가 깔창 낀 것까지도 알고 있단다. 눈물쇼를 위해 각자의 디테일한 신상을 NDA(비밀유지협약서)로 주고받은 둘. 벼락치기를 한 알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