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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유혹의 올가미를 치는 순간-Louis & Lestat (1) 어느 순간 관능적인 이야기들이 사라졌다고 느꼈는데 올해들어 괜찮은 관찰을 지속하고 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리부트. 그런데 꽤 근사한 이야기. 관능적이면서 중독적이고 지배적이면서 아름다운 어려운 이야기. 올 가을은 아릿한 이 느낌을 천천히 음미해봐도 좋겠다. 길거리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은 남동생에게 칼까지 빼들며 강한척을 해야 하는 루이. 씩씩대며 걸어가는 그의 표정은 편치 않다. 그런 그를 신기한 물건을 발견하듯이 쳐다보는 남자. 레스탓은 루이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그가 그토록 찾던 동료라는 것을 느낀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의 눈에는 의지가 서린다. 자주 가던 술집에서 첫 만남을 한 루이와 레스탓. 레스탓의 프랑스어를 알아듣는 루이에게 묻는다. 레스탓: 안녕하세요. 프랑스어 할 줄 아세요? 뚫어지..
서로를 이해하는 섬세함에서부터-Luka & Okane (1) 남유럽식 화끈한 틴에이저물 '엘리트들'의 멕시코판. 그런데 과한 장식과 화장에도 그 자체로 어울리는 것 또한 멕시코식 매력일 것. 상당히 섬세하게 엮은 Luka & Okane의 이야기에 보면서도 다소 놀랐다. 오랜만에 웰메이드 이야기를 감상해 잠시 기분좋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시즌2, 1화 '개학' -결제 불가가 뜨는 아빠 카드를 들고 제법 심각한 루카. 그때 전학생 오카네가 옆자리로 와 선다. 오카네 : 이거 네 거야? 루카 : 응 오카네는 루카의 물건을 가볍게 옆으로 던진다. 그의 뻔뻔한 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루카. 그런 그의 옆에 털썩 앉는 오카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루카를 보고 말하는 오카네. 오카네 : 집에 문제라도 있어? 돈 빌려줄까? 루카 : 필요 없어. 훔쳤을 거니까. 오카네 : 너무 예..
Person of Interest 시즌1: Pilot REESE When you find that one person who connects you to the world, you become someone different. Someone better. When that person is taken from you...What do you become then? 리스: 당신을 세상과 연결시키는 단 한사람을 찾는다면 당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약 그 사람이 당신에게서 없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이겠는가? (중략) FINCH So you see, knowledge is not my problem. Doing something with that knowledge... That's where you'd come in. (tu..
Person of Interest 시즌 4: YHWH 422회는 혁명적이었다. 뭔가 아주 기발한 게 만들어지겠다 했는데 결국 시즌 5에서 여러 흥미로운 단서들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처음부터 이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결과론적일 수 있겠다. 핑크 플로이드의 Welcome to the Machine이 흘러나오며 해롤드가 만든 머신은 화면에 첫 마디를 띄운다. Father. 아버지 (놀라는 해롤드) I am sorry 죄송해요. I failed you 실망시켜 드려서. 해롤드: 우린 아직 실패한 게 아니야. I didn't know how to win 어떻게 해야 이길지 몰랐어요. I had to invent new rules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해롤드: 그건 불가능한 임무였고 너를 그렇게 프로그램하지도 않았..
2021년 가을, 을씨년스러움이 가득하다 갑자기 불려온 자리가 지그시 온도를 올린다. 내 마음은 을씨년스러운 지 오래 어수선한 생각은 듣게될 단어를 알지도 못한 채 몇초간 머물다 움직이다를 반복한다 높이 있는 난간에서 뛰어내릴 때 느껴지는 발바닥의 아릿한 통증 정도 언제나 뛰기 전 숨을 골라야 한다 비록 그것이 발바닥의 통증과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술을 걸어본다 효과가 있으면 성공, 없어도 주술을 걸었기에 이 정도인 거다 동일한 함정에 갇힌 지 몇 번째 이젠 높이 있는 난간에서 함정으로 뛰어내리고 싶지 않아 항상 뛰어내리는 게 무섭다 뛰는 것은 몇 초간의 죽음이다 또한 몇 초간의 자유다 이후에는 중력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중력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고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린 지 몇 번 중력의 힘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외계행성에서 온 나는 모..
톡 쏘는 사랑에 빠지고 싶을 때 그럴 때가 있다. 괜히 미치게 두근거리고 싶은 기분 보통 달콤한 봄의 계절에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질 때 포근한 감성에 젖어 사랑을 속삭이게 된다면, 쨍한 여름엔 사이다처럼 톡 쏘는 두근거림이 그리울 때가 있다 여름은 기다림이 짧다 후텁지근한 날씨와 이보다 더 파랄 수 없는 하늘, 그리고 날 기다리지 않을 모양인 태양까지. 단기 처방전이 필요할 때 서둘러 짜릿함을 뒤적인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강렬한 기분에 기꺼이 사로잡힌다 채도는 높게, 명도는 찐한 채도가 드러나게 원색이 가장 잘 보이는 그런 계절 여름나기용으로 제법이다 永彬Ryan.B 의 像极了(정말 닮았어) 다음에 널 다시 본다면 맑은 날이었으면 해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역시 우리 둘의 기억이라는 거 물어보고 싶어 네 맘 속에 들어가 같은..
노엘 갤러거의 노래로 뛰는 심장을 노엘 갤러거 아저씨의 단순명쾌한 멜로디는 언제 들어도 참 좋다. 그에게 성공과 명예를 모두 선사한 오아시스. 솔로 곡도 좋게 들었지만 노엘이 어쿠스틱으로 부르는 Supersonic은 언제나 내 심장을 뛰게 한다. 90년대 브릿팝 열풍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이 기분은 역시 추억팔이겠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노래도 언제나 환영하지만, 이 아저씨는 다르다. 이 곡이 이런 분위기였나 싶을 정도로 다르게 부른다. 오래된 추억같은, 너무나 잘 알고 잊고 싶지 않았지만 잊어버린 기억을 꺼내버린 그런 기분 겹겹의 시간의 흐름동안 색이 바랬고 보고 있지만 계속 그리운 말도 안되는 기분 실체없는 추억여행 기차에 탑승하게 되면 내릴 수 없다. 계속 알지 못하는 추억을 가상으로 만들어내면서 무언가를 끊임없..
근사한 히트맨, 베니시오 델 토로 차갑게 식힌 감정, 차갑지 않은 상황. 그리고 오랜만에 간지가 철철 흐르는 암살자를 발견했다. 시카리오를 보는 내내 베니시오 델 토로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가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었나? 브래드 피트의 느끼함을 빼고 건조함을 더하면 딱 델 토로다. 전직 멕시코 형사이자 현재 미 정부가 고용한 히트맨 알레한드로. 방탄복을 입고 권총을 겨누는 모습이 멋있다. 굉장히. 가늘게 뜬 눈 아래로 보이는 다크써클. 연기가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참 잘 어울린다. 사연있는 복잡한 악역, 혹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역할이. 오랜만에 근사한 히트맨을 봤다. You should move to a small town, somewhere the rule of law still exists. You w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