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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

Alex-awakening : 어느 왕자님의 오래된 사랑

#1. Eyes wide open: 사랑이 자신을 처음으로 봐주었을 때


레드룸에서 알렉스의 입술이 그에게 닿자

놀라고 당황한 헨리의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입술을 황급히 뗀 뒤

두 눈을 크게 뜨고 알렉스를 응시하는 헨리

숨을 가다듬는다.

 

이번엔 헨리가 응답한다. 정확하고 세차게 알렉스에게 입술을 맞추며.

알렉스는 눈을 질끈 감는다.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올리는 헨리.

단지 이번엔 그 황홀함을 온전히 느끼는 놀라움이다.

 

그토록 원하던 사랑이 실현되었다.

으레 그렇다는듯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알렉스와 다르게

헨리는 열정적인 키스 와중에도 어딘가 얼뜬 표정이다.

알렉스의 머릿결과 뒷목을 정신없이 휘감고 있지만

정작 이 상황이 믿겨지지가 않아 시종일관 눈썹을 올린 채로 

부자연스럽게 입술만 간신히 맞추는 중이다.

 

#2. It all starts with the kiss: 공주님을 더 사랑하는 

 

디테일이 다소 투박한 공주님이 알렉스라면

항상 먼저 키스하는 쪽이 헨리 왕자님이 되겠다.

 

평범한 키스 정도를 생각하는 게 알렉스라면,

오랫동안 알렉스에게 발견되기를 원했던 헨리는

항상 정교하게 입술을 맞춘다.

숨결 하나, 감촉 하나, 알렉스를 쓰다듬는 손길까지 모두.

 

#3. The whole bloody time: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된 이야기

 

알렉스는 헨리가 홧김에 한 키스를 계기로 감정을 갖게 되었지만

헨리는 알렉스와 얽힐 때마다 대놓고 사랑을 드러낸다.

청소도구함에 갇혔을 때 알렉스를 빤히 바라보다 콜론향이 좋다고 말한다거나

한밤중에 알렉스가 머무는 게스트룸 식당에 방문하고

아이스크림에 대해 떠드는 알렉스를 지그시 바라본다거나

영-미 프린스들의 화해연극을 끝마치는 작별인사에서 알렉스를 뚫어지게 쳐다본다거나

알렉스의 칠면조 소동때 상상속 헨리조차 공주님에게서 눈을 떼질 못한다.

 

아주 오래된 조각상같은.

마지막 박물관 장면에서 알렉스를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쓰다듬는 헨리

헤어지네마네 한바탕 눈물쇼를 한 뒤 화해하러 간 곳이지만

여전히 알렉스는 헨리가 감히 만지면 깨질 것 같은 조각상.

 

그 조각상은 만져도 산산조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4. Back to reality : 치열한 현실 속으로

 

알렉스의 엄마가 재선에 성공한 직후, 알렉스가 묻는다.

"내 열쇠 갖고 있어?"

알렉스네 집에 방문하는 헨리.

헨리는 평범한 일상을, 평범한 사랑을 천천히 배우며 치열한 현실 속으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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